in the Philippines 163

긴 병에 효자 없나

비가 온다. 세찬 비가 한참이나 내리고 있다. 광림 교회 목사님이 심방을 오신다고 한다. 아마도, 지금쯤 오시고 있을 것이다. 엄마가 걷지 못하고, 말을 못하고, 한달이 되어간다. 오늘은 엄청 보채고 사람을 끊임 없이 부른다. 가서 보면 별 일이 아니다. 이상하게 심술이 나셨나. 엄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엄마에 대해 짜증 스럽던 마음이 누그러지고 비록 아프지만 엄마에게 잘 대해주었고 그런 내 마음이 좋았다. 시간이 가서 그런가?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 어쩜 옛말은 현실에서 부딪혀 보면 그리도 잘 맞는지. 서로 미움이 쌓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가 찾아오는 것, 먹이고 재우고, 그것이 다 일이다. 안그래도 엄마 만으로도 힘든데,

in the Philippines 2023.06.26

health

한국에서 단백질 파우더를 먹기가 지겨웠다. 건강에 좋은 무엇인가를 먹는 것이 고역이었다. 시내가 먹으라는 암웨이 제품들, 꾸역 꾸역 먹어줬다. 필리핀에 오니까 가져온 것들이 많지만 있는 것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민기가 오면서 산양 단백질 파우더를 가져왔다. 암웨이 제품보다 더 먹기가 괴롭다. 청국장 파우더도 있다. 둘을 섞으니까 좀 나은가? 자꾸만 먹으면 언젠가는 다 먹는다. 건강에 무엇이 좋겠는가? 운동과 단순한 먹거리, 그 이상이 있겠는가?

in the Philippines 2023.06.17

제현이 가족이 다녀갔다. 민기와 신원이, 신영이가 미국에서 돌아왔다. 신원이는 조지아대 3학년, 휴학하고 군대를 가기 위해 돌아왔고, 신영이는 왜 오빠는 미국에서 대학을 보내주고, 나는,,, 신영이도 대학은 합격 해놓고 9월 신학기 때에 미국으로 돌아간다. 가족 모두 온다고 하는 걸, 엄마가 쓰러지셨고, 제현이와 민기만 오기로 하였다가 할머니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인식. 아이들까지 데리고 와서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의도는 빗나갔다. 엄마는 회복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혼자 식사도 가능하고 말도 좀 알아듣게 하시고, 아떼를 진즉 구해야 했는데 조약사네가 한국으로 떠나고 나면 로잘린을 데려오려 했는데 조약사는 회복 중에 있고 회복 되면 다시 온다고 한다. 아떼를 구하기 위해 비투 목사님께 ..

in the Philippines 2023.06.16

Sunday 4 June 2023

엄마가 6월 들어서면서 부터 아프시다. 밤새 안녕이라더니, 전날까지만 해도 마늘을 까셨다. 마늘 1키로, 많지는 않지만 나는 그것 까려면 진력이 난다. 엄마는 그렇지 않으시다. 그런 일들을 잘 하신다. 지겨운데 그만 하시라고 해도 기어이 다 껍질을 까놓으셨다. 아침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들어가보니, 엄마가 바닥에 쓰러져 계시다. 아이고, 어쩐다냐. 그 때부터 말을 못하시고, 오른손을 못 쓰고, 일어서지를 못하신다. 각오는 하고 있었다. 올것이 왔다는 생각이다. 준비 해 두었던 기저귀를 사용한다. 엄마는 그 익숙지 않음에 당황하시고,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다 해진다. 점차 익숙해지려나, 식사를 안하시려고 하는 걸 보고 얼마 남지 않았나 싶었다. 그러나, 저녁엔 밥 달라는 제스츄어를, 제법 많이 드셨..

in the Philippines 2023.06.04

홍매화

봄, 어느 무렵 홍매화가 피는 때에 누군가는 그 순간을 맞으러 여행을 떠난다. 홍매화 피는 산중 산사에, 사진은 그 누구의 순간을 함께 나눔이다. 현실의 순간과는 동떨어졌지만 그렇지만 상상력으로 사진 속의 그 때를 느낀다. 고맙다. 태풍이라고 하면서 비는 지지부진, 오히려 날씨만 더 후덕지근하다. 부칼의 협력교회 땅을 너희들이 마련하면 건물을 지어주겠노라고 제안을 하였는데 땅도 사달라고 한다고 어제 목사님이 부지 보러 가시다가 비가 너무나 퍼부어서 되돌아오셨다고 한다. 여기는 쬐꼼 오다 말았는데 엄마는 어제는 죽을 것처럼 힘들어하면서 우리들도 힘들게 하더니 오늘은 또 말짱하시다. 인간의 죽음은 오로지 신의 손에 달린것, 그 때가 언제일지, 어제 같아서는 엄마 돌아가시면 우리도 한국 가서 몇 달 지내다 오..

in the Philippines 2023.05.31

Mother in law

어머니 돌아가신지 거진 십년이 되어가나보다. 돌아가시기 전 십년쯤은 내가 모시고 살았다. 처음부터 어머니는 이쁘지가 않았다. 단 한번도 좋아지지가 않았다. 그저 의무만 있을 뿐, 막내 며느리로서 위로 형님이 두분이나 계셨지만, 먼저 둘째 아들이 돌아가시고 큰 아들마저 돌아가시니, 시부모님은 내 차지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되었다. 시아버님은 몇년 안 모시고 돌아가시고, 시어머니는 십년을 같이 살면서 참 어지간히도 사람을 힘들게 하셨다. 결혼 처음부터도 좋아할수가 없었는데 같이 살면서도 마찬가지, 돌아가신지 십년이 되는 지금 까지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이즈음쯤 와서는 좀 잘해드릴걸,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 마음이 들다보니 지금 엄마와 함께 살면서 나중 후회 하는 마음이 들지 않으..

in the Philippines 2023.05.28

A Lizard

열대 지방이니 그러련 하기는 하지만, 흰개미, 아나이 라고 하던가, 자꾸만 떨어지는 나무 가루, 싫다.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숨어 있는 리잘드, 그것들이 있다는 것은 여기 저기 보이는 똥이다. 가끔 벽에 붙어 있는 것을 보면 파리채로 잡기도 한다. 여기가 한국인가 어딘가. 한국의 여름 매미 소리가 요즘 한창이다. 밖은 온통 초록, 지금 즈음이 가장 덥다는데 선풍기 틀어놓으면 지낼만 하다. 이번에 들어오면서 여기 저기 수리하면서 달려있던 에어컨은 떼어냈다. 실외기 속에 개미집이 들어있었다. 팬데미 기간동안 세워놓아서 였을까? 차는 휠터를 쥐가 다 갉아 먹고 나무로 만든 찬장등, 가구등을 다 떼어내고 싶다. 흰개미에서 벗어나고 싶다.

in the Philippines 2023.05.28

칵테일

목사님은 따님만 둘, 우리랑 똑같다. 40이 넘었다고 들었는데 아직 미혼이다. 수간호원 이라는데 지난 주에 들어와서 어르신들 영양제를 놔드리는 봉사를 하고 돌아갔다. ㅎㅎㅎ 나도 어르신에 속하여서, 영양제를 맞았다. 특별히 우리 교인들은 토요일에 한번, 주일 예배 후 또 한번, 그이는 맞지 않았는데 나까지 못 맞게 하면 어쩌나 싶어. 처음부터 강경하게 나도 맞겠노라고 다짐을 해두었다. 확실히 몸이 가볍다. 일명 칵테일 주사, 감초 주사. 인터넷 검색해보니 가격은 오만원 정도인것 같고, 만성 피로에 좋다고 나온다. 엄마도 두번의 영양제를 맞으시고는 컨디션이 좋으신가보다. 흥얼 흥얼 노래까지 부르신다. 허사가, 건강관리 없이 주사에만 의존하면 중독이 될 것 같다.

in the Philippines 2023.05.23

작약

한국에 벌써 작약이 피었나보다.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그 모란이 작약이던가. 오늘 장날, 주일, 화, 목, 화, 목요일엔 어물전을 가봐도 생선이 신통치가 않다. 주일날 장이 가장 풍성한줄은 알지만, 주일날, 될수 있으면 돈을 쓰지 않으려는 생각인데, 오늘은 될수 있지가 않은 날이다. 갈치를 사려고 한다. 여기서는 생선을 생물로 살수 있기 때문에 맛있다. 일단 냉동을 하면,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그 맛이 안난다. 생선을 사다가 손질해서 소금을 뿌려 놓았다가 자글 지녀 놓으면 좋다.

in the Philippines 2023.05.21

Faith

시작의 기억이 없이 교회 생활은 삶의 일부분으로 살았다. 늘, 부족한 믿음에 대한 죄의식이 잠재된 채로 살아왔었다. 왜, 나는 믿음이 부족한걸까? 뜨겁지 못하고, 간절하지 못하고, 그러다 어느 때는 문득, 정말 하나님을 계시는 것일까? 의심이 들더라도 나는 믿음 안에 사는 것이 학습되어져 있어서 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실행 할수 없는 인생의 과제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계심을 깊이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 하는 것, 내가 행동 하는 것, 그 모든 것들을 통해서 내 삶에 누려지는 감사한 삶. 그것에 감사한다.

in the Philippines 2023.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