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 56

우리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젊지가 않다. 늙은이라고 생각하고 살지는 않는다. 그이가 필리핀을 간다. 부스터샷을 맞으면 더이상 코로나 검사가 없다고 한다. 큰병을 앓아도 가지 않는 병원을 스스로 가서 부스터 접종을 하였다. 원헬스패스 작성이 이어라이벌 작성을 대신한다. 둘이 머리를 맞대고 한참을 작성하여 드디어 큐알코드가 나왔다. 큐알코드를 사진 찍어서 어제 공항을 갔건만, 큐알 코드에 성명이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는 나대로 다시 등록을 하고 코로나 일차 이차 접종 날자를 물어보려고 전화를 하니 젊은 사람이 도와주고 있댄다. ㅎㅎㅎ 우리는 아주 천천히, 어리둥절, 어설프기 짝이 없다.

능곡 2022.11.22

가을

어제는 엄마를 모시고 호수 공원을 갔다. 휠체어는 바람이 빠져있었는데 짱구네 공장에 에어가 있다. 여기 온지 6년, 처음엔 모시고 여기 저기 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모시고 다닐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일 날 교회 다녀오는데 차 안에서 단풍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호수 공원 다니다 보면 단풍이 좋은 곳이 있다. 엄마가 단풍 이야기를 하시던 것이 생각나서 엄마 모시고 올까를 말 했더니 그러자고 한다. 그러는 그이는 좋은 사람 맞다. 걸으니까 덥다. 한 바퀴를 돌면서 호떡과 어묵을 먹었다. 녹차 라떼도, 좋았다. 집에 가자니까 가고 싶어하지 않으신다. 하기야 답답하시겠지. 답답한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6년 지나니 지친다. 우리 집에 가고 싶다. 간절히.

능곡 2022.11.01

모기야

아침부터 덥다. 모기 때문에 깨어서 설치다 보면 때론 모기를 잡지만 때론 잡지도 못하면서 잠만 놓치면서 편두통이 온다. 참아도 보고 잠을 자면 나으련 싶은데 자고나도 가시지 않은 욱욱 쑤심 괴롭다. 하는 수 없이 진통제를 한 알 먹는다. 힐링 코드를 하면 신기하게도 가시기도 한다. 힐링 코드는 마음을 깊게하고 수련이 되는것 같다. 남편이랑 엄마는 모기와 상관 없이 지내는데 나는 아직 덜 늙어서인가. 모기 퇴치기를 여럿 설치 해 놓았다. 전기 충격기 까지. 찌지직 하고 뭔가 걸려들기는 하는데 정작 모기는 아니다. 모기도 지능이 높은가보다. 에어컨을 싫어하는 남편도 오늘은 자기도 더운지 에어컨 틀은 것도 말 안하고 켜 놓은 방에 들어와 있다.

능곡 2022.07.07

애마

그이는 지금 필리핀에 가 있다. 출국을 해도, 귀국을 해도,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하여 항공권을 끊고 지난 주 출국을 하였다. 격리를 하지는 않는다 해도 출국 과정이 엄청 복잡하였다. 우리가 필리핀에서 사는 십년 넘는 동안, 우리와 함께 살던 애마, 우리가 떠나 오면서 이사장 집에서 일하게 되어 공백이 없었는데 애마가 몸이 아파서 그만 두었다고 들었다. 무슨 병이 들었는지 궁금했고, 어찌 되었나 궁금했다. 그 애마가 어제 우리 빌리지를 찾아 와서 그이가 만났댄다. 누군가의 연락을 받고 찾아왔던가 보다. 위장 수술을 받았다던데, 그이가 보기에 별로 좋아보이지가 않더란다. 애마, 건강하고 행복하길 빈다.

능곡 2022.05.23

잠이 보약

인덕션은 좋은 아이템 인것 같다. 가스를 켤 때 일산화탄소의 유출은 아무리 미미하다 해도 암환자로서는 피하고 싶다. 5년 정도 사용하고 나니 문제가 생겼다. 고장인가 싶어 서비스센타에 들고가 보았다. 고장이 아니랜다. 삼천원만 지불했다. 안녕하십니까? 암웨이 퀸 어쩌구 어쩌구.... 아무 때나 저절로 켜지는 멘트가 나온다. 한밤중에도 그렇다. 한밤중에 잠을 몇번 깨곤했는데 인덕션 때문인걸 이제사 알았다. 온 오프가 되는 전기코드를 사다가 밤이면 오프 상태를 해놓았다. 어젯밤 깨지 않고 잤다. 잠이 보약,

능곡 2022.04.29

힐링코드

힐링코드 이야기는 여러번 들었다. 책을 주문하기는 라미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서이다. 믿음이 좋고 영리한 사람인데 불구하고 공항장애를 앓고 건강도 언간히 챙기는 것 같더니 나이 탓 이라고 할수 밖에 없는것 같다. 오랜만의 통화에서 힐링코드 이야기를 한다. 막연히 듣는 것보다 가까운 지인이 하는 말은 신뢰가 가고 호기심이 발동하게 된다. 며칠 전 부터 나도 힐링코드를 실시 해본다. 딱히 기적같은 변화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다. 그러면 되었다.

능곡 2022.04.28

코스트코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가 코스트코이다. 가끔 엄마께 회초밥을 사다 드리면 맛있게 드시곤 한다. 최근 들어 자꾸 아프시고 입맛도 없으시겠고 회초밥 드신지 꽤 되었다싶어 코스트코를 갔다. 우리가 운동 후 돌아오는 길에 다니기 편한 곳이 코스트코이다. 계산 후 나오며 출출한 참에 피자 한조각을 사왔다. 늘 운동 다녀오면 시장하다. 피자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맛있다. 주말에 제현이가 왔고 뒷집과 토지 문제로 협상을 할적에 피자 한판을 사왔다. 저녁 시간인데 식사를 해주긴 그렇고, 헌데, 뒷집 아주머니와 아들은 피자에 손도 대지 않아 피자 조각들을 여러개 나누어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한봉지 꺼내어 데웠다. 맛있다. 코스트코 피자는 크기가 엄청 크다. 불량 식품은 맛있다. 라면, 피자,ㅎㅎ

능곡 2022.04.27

여름이가 왔구나

너무 더워서 체크해보니 헐, 30도 화무십일홍 이라더니 벚꽃은 언제 꽃이 피었나 싶게 푸르른 나무가 되었다. 날이 더워지니 하이킹 족들이 늘어나고 위험도 늘어났다. 넘어졌다. 꽃들이 피어나니 호수공원에 사람이 많을 거라 여겨 냇가를 가기로 하였다. 다리밑 도로가 있다. 다리 밑인데 제법 폭이 넓은 냇가가 있고 외길이라 입구에 자전거에서 내리라고 경고가 붙었다. 커브를 돌았는데 그냥 서있던 자전거와 부딪히고 나는 넘어졌다. 속도가 안나서 망정이지, 며칠 지나니 어깨가 결리고 온통 여기 저기 넘어진 자국이다. 정말 조심할 노릇이다.

능곡 2022.04.26

싸리꽃, 설유화

세상의 모든 꽃들이 피어난다. 꽃이 피면 찬란한 것 같았는데 날씨 탓이고 대기오염 탓인가 흩뿌엿하고 침침하다. 아니, 꽃들이 피어나는 것에 대한 환호하는 마음이 낡아버린건지도 모른다. 가끔 태양이 가득 내려쬐이면 꽃들이 빛난다. 활짝 핀 싸리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커플, 남자 왈, 이게 라일락인가... 알려주었다. 싸리꽃이라고 못 알아들어서 두번 더 말해주었다. 설유화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생략. 철쭉도 꽃을 피웠다. 어떤 할머니가 손주와 걸어 오며 손주에게 묻는다. 이게 무슨 꽃인지 알어? 두번을 물어도 손주는 대답이 없다. 나는 속으로 진달래 라고 하면 어떻하지 생각했는데, 헐, 무궁화.... 철쭉이에요 말을 해주니 할머니 박장 대소한다. 꽃들...이름을 모르는구나. 꽃...김춘수 이름을..

능곡 202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