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 56

은줄이 풀리고 금줄이 깨어지며

나이가 들어가는 현상은 젊어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모습이다. 곁에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그것이 나의 시간이 된다는 것은 생각지 않는다. 또 자신도 노인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본들, 엄마의 귀가 잘 안들리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요 예배를 마치고 오는데 보청기 말씀을 하신다. 마태 복음 24장, 말세의 징조에 관한 내용의 설교가 길면서도 해석이 갑갑함을 느끼던 터라 들은 눔이나 안들은 눔이나 똑같아. 엄마가 보청기 간수도 못할것이고 그냥 덜 듣고 살으셔. 시쿤둥 대답을 했더니 그것이 서운하셨던가 보다. 예전 돌아가신 시어머니 보니 몇번이나 보청기를 해서는 잃어버리고 옷에 넣어 세탁을 하는등 아들은 보청기를 몇번을 해드렸는데 나중 보니 사용도 안하고 이상스레 가는 소리는 잘 들으시..

능곡 2020.09.25

처음~

9월 들어 첫 주 십일조 험금을 처음으로 계좌이체를 하였습니다. 비대면 예배를 하면서 주보도 카톡으로 받고 주보에는 헌금을 입금 할 수 있는 계좌번화가 적혀 있습니다. 한달 여의 비대면 예배 끝에 지난 주부터는 본당 예배가 가능했습니다. 감사헌금을 드렸습니다. 오랜만에 교회를 가는 마음도 담겼지만 25일, 내일부터 나의 생전까지 매달 연금을 준다고 합니다. 어느 날 부부 각각의 연금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들었던 연금입니다. 처음 겪는 일들이 올해는 참 많습니다. 나라 빚이 늘어나는 걱정을 하면서도 재난 지원금이라는 것을 받아 정한 시간 안에 사용하려고 사용 가능한 곳을 찾아다니고, 얼마전 제주도 2차 재난 지원금을 또 받았습니다. 십만원 이지만 이번엔 장소도 시간도 정함이 없이 통장으로 현금이 들어옵니..

능곡 2020.09.24

오랜만이에요

한달쯤 되었을려나요? 비대면 예배라는 생전 보도 듣도 못한그런 예배를, 어제는 교회 갈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교우들은 다 반갑습니다. 교회를 나가지 않으니 세월이 어찌되는지 요일은 어찌 되는지 요상스럽습니다. 오늘부터 새벽 예배도 정상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꺼놓았던 알람을 켜고 잠들었는데 알람 시간 전에 깨었습니다. 잘 익고 커다란 늙은 호박을 가져갔습니다. 해마다 추수 감사절 때에 엄마가 심으신 배추와 무우를 장식해 놓곤 하였는데 올해는 배추와 무우를 심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넘어지신 이후로 이제 농사는 접으셨습니다. 노인이 넘어지면 오래 간다는데 정말 두달이 되었는데도 회복되시긴 하였어도무척 힘들어 하십니다. 86세, 이제 그만 두실 때도 되었지요. 호박이 어찌나 큰지 ..

능곡 2020.09.21

계절

특히나 더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여름 더위는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탓에 그닥 덥지 않게 지나갔습니다. 이젠 아침 저녁 서늘하여 걸칠것을 찾게도 됩니다. 추석을 목전에 두고 있어 챙겨야 할 선물을 고르게 되고 과일 선물을 받기도 합니다. 추석은 이른 편인지 배달온 사과가 아직 부사가 아니고 철이른 사과 입니다. 요즘 덥지가 않으니 운동하기가 아주 좋습니다. 오히려 얇은 잠바를 하나씩 챙깁니다. 코로나 사태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알수가 없지만 상황이 허락하는 한 운동은 지속해야만 합니다. 이달 초에 소천 하셨다는 이희돈 장로님의 지난 간증을 들었습니다. 신앙의 분량은 타고나는가보다 싶습니다. 전에도 들어보았던 내용인데 돌아가셨다하니 추모하는 마음으로 예전 간증을 리바이블하는가 봅니다.

능곡 2020.09.19

더치커피

하루라도 마시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매일 커피를 마신다. 가장 많이 즐기는 음식중 커피가 단연 1위 라니, 처음 커피는 까만 열매를 먹은 양들이 지치지 않는 것을 보고 사람도 마시기 시작 하였다는데, 더치 커피하면 아주 거창한 기계를 이용하여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커피련 하였다. 커피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보며, 더치 커피라는 것이 그리 어려운 과정이 아닌가 싶다. 제주에 있을 적에 귀농 교육으로 바리스타 과정을 잠깐 다녔었다. 하지만 그 때 더치 커피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오늘은 주일이지만, 교회도 못간다. 대면 예배에 대한 금지로 행정 명령이 내려왔다던가. 교회를 안가는 주일......참 이상한 느낌이다. 우리 교회 인터넷 방송 설교는 시설이 부족한건지 시청이 불편하다. 하여 블루투스 스피..

능곡 2020.08.23

하이킹

운동이 일상이 되어 비라도 내려서 나가지 못하면 못내 아쉽다. 나리와 옥잠화 루드베키아 등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숲길을 걸으면 아, 참 좋다. 지나며 보아도 근사한 길을 걸으면 그야말로 꽃길을 걷는 것이다. 메타스콰이어 키 큰 나무가 양 옆으로 도열해 서있고 상수리가 숲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 사이로 사철 꽃들이 핀다. 운동도 좋지만 자연 속에서 새 힘을 얻는다. 돌아오는 길에는 코스트코에 들러 새우를 사왔다. 엄마가 좋아하신다. 껍질을 손질해 벗겨 드리면 드리는 대로 잡숫는다. 엄마가 은근 육식을 즐기신다. 요즘 넘어지신 뒤로 몸이 아프니 회복을 돕도록 식사가 신경 쓰인다. 식사를 잘 못하시기에 식욕 촉진을 위한 영양제도 챙겨 드린다. 하루 하루 지나 어느새 주말, 또 일주일이 지나갔구나.

능곡 2020.07.11

일산호수공원

원래도 호수 공원 이었던 것 같은데 바뀐 명칭이 일산 호수 공원 이라고 한다. 공원까지 가는 길이 마치 숲속처럼 자전거를 타고 가면 거의 숲속 그늘이다. 도로변이지만 가로수 조성이 아주 잘 되어있다. 자전거로 호수 공원에 가서는 벤취에 앉아 쉬면 바람 숲이 또 시원하다. 좀 걸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걸으려면 상수리 나무 숲을 걸으면 좋다. 날마다 가도 날마다 새로운 꽃들로 날마다 새롭다. 호수 공원이 여기 이렇게 있고 날마다 다닐 수가 있어서 일산 생활이 견딜만하다. 오늘은 제주에서 올라온 오순옥에게 전화가 왔다. 더운데 누굴 만나기도 번거롭고 통화만 하자고 하였다. 그래도 잊지 않고 연락을 주니 마음이 고맙다. 제주에서 딱 1년을 살았는데 제주사람들 정이 남다르다. 언제 또 제주에서 살게 될런지. 여기를..

능곡 2020.07.09

살구

가로수가 살구 나무인 탓에 살구나무의 사계를 접하게 된다. 요즘 도로변에는 살구 열매가 지천이다. 아무도 줍지도 않고 챙기지를 않으니 여기 저기 살구는 상처를 앓고 있다. 살구철이 되고보니 그 언니 생각이 난다. 작년 언니의 부탁으로 살구씨를 줏어다 주었다. 병이 나을려고 온갖 좋은 것은 다 챙겨 먹더니만, 언니 이야기는 한동안 하지 않을 참이었다. 그러나 작년 살구씨를 언간히 챙기던 언니를 생각 않할수가 없다. 그렇게 쉽게 후딱 가버리다니. 4월 9일 이제 석달이 되어간다. 무탈하게 세월 보내는 것. 그것이 나의 명제이다.

능곡 2020.07.06

넘어지다

엄마가 넘어지셨다. 엄마가 들어오시는 소리가 들렸는데 꽈다당~~~~ 놀라서 뛰어나가니 엄마가 대문 앞에 거꾸로 넘어져 계신다. 대문 위로 계단이 6개 혹은 7개, 반 지하 부분이 계단으로 되어있어서 집은 1층이라도 계단이 좀 있다. 나도 힘이 딸려서 엄마를 들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나도 힘만 낑낑 써봤지 엄마는 한참을 넘어진 채로 계시다가 어찌 어찌 나의 도움을 받아가며 들어오셨다. 노인 넘어지면, 예삿 일이 아니다. 엄마는 당신이 마지막이라 생각하셨는지 그동안 마음에 두셨던 말씀을 주저리 주저리 하신다. 내게 잘못 했다는 이야기, 용서 하라는 이야기, 고생했고 고맙다는 이야기, 잘못했다는 말 뜻의 내용. 용서하라는 말 뜻의 내용. 나름 알아듣고 수긍한다. 토요일 저녁 였으니 어쩌지를 못하고, 119 불..

능곡 2020.06.30

주식

시내가 결혼 하던 해 시내 친구에게 화재 보험을 들었다. 십년납이었는데 시내가 결혼 한지 어느덧 십년의 세월이 되었다. 몇달 전 만기가 되어 보험금 이천만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그 무렵 주식이 하락세가 지속 중이던 4월 초 안전한 종목이다 생각하고 sk 하이닉스, 신한지주, 삼성전자등, 산 가격보다 좀 올랐기에 팔았다. 2달 만에 삼백만원의 이익이 났다. 소꼬리로 파리 잡는다더니, 예전에 뭣도 모르고 주식 한답시고 꽤 많은 돈을 잃으면서 주식에 관해서는 졸업했다고 생각했다. 대신증권에 계좌가 있었기에 그것을 복원하고, 오늘 다시 신한지주와 삼성 전자 주식을 약간 샀다. 별짓을 다하고 있다.

능곡 202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