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34

총알배송

엄마는 요즘 자주 아프다고 하신다. 식사도 예전같지 않아 소화가 어려우시다. 전복 죽을 사다가 드려보면 처음엔 좋아하시다가 몇번 드리면 질리시나보다. 큰 동서가 엄마보다 4살 아래시다. 큰 동서도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부지런하시니 몸이 망가진다. 엄마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나는 큰 동서에게 연민을 느끼곤 하여 큰 아주버님이 돌아가셨지만 잘 지낸다. 큰 동서 말이 야채죽이 제일 낫다고 하신다. 엄마께도 야채죽을 사다 드리니 자주 드리지만 않으면 잘 드신다. 어제도 야채죽을 데워 드렸더니 맛있다 하신다. 어제 드린것이 마지막 것이다. 마트에서 야채죽이 가장 비싸다. 쿠팡에서 야채죽을 골라 결제했다. 나는 방해 받지 않으려고 카톡이나 메시지 알림음이 없다. 가끔 확인을 하곤 한다. 몇 시간 이나 되었다고 버..

능곡 2022.02.24

No shampoo

그이는 좀 독특하다. 자신의 몸이 부실하니 이런 저런 방법을 모색하는것일 수도 있다. 몇번의 수술을 받고 그 수술이 모두 좋지가 못했던 경험 탓도 있어 병원을 안다니고 약도 싫어한다. 어느 날 부터인가 비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더니 그 이후 비누, 치약등, 사용을 하지 않는다. 그이는 또 한번 정하면 지켜내는 정신이 강하다. 몇 달 지나니 누구나 남자들에게서 나는 영감 냄새가 안난다고 엄청 좋아라 한다. 그이는 샴푸는 원래 사용 하지 않았다. 따라쟁이 나도 시도를 해보는데 오랜 동안 샴푸를 사용하던 터라 그 샴푸를 안쓰려니 쉽지가 않다. 그런데 나도 비누와 샴푸와 치약등, 사용 하지 않는 지가 2년 정도 되었을까. 사용하지 않는다고 특별히 좋은 것은 잘 모르겠지만 그이는 너무 잘한 일이라고 자화..

능곡 2022.02.23

사는 일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리고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 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 했을 뻔 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고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도 잠잠해졌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능곡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