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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운동이 일상이 되어 비라도 내려서 나가지 못하면 못내 아쉽다. 나리와 옥잠화 루드베키아 등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숲길을 걸으면 아, 참 좋다. 지나며 보아도 근사한 길을 걸으면 그야말로 꽃길을 걷는 것이다. 메타스콰이어 키 큰 나무가 양 옆으로 도열해 서있고 상수리가 숲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 사이로 사철 꽃들이 핀다. 운동도 좋지만 자연 속에서 새 힘을 얻는다. 돌아오는 길에는 코스트코에 들러 새우를 사왔다. 엄마가 좋아하신다. 껍질을 손질해 벗겨 드리면 드리는 대로 잡숫는다. 엄마가 은근 육식을 즐기신다. 요즘 넘어지신 뒤로 몸이 아프니 회복을 돕도록 식사가 신경 쓰인다. 식사를 잘 못하시기에 식욕 촉진을 위한 영양제도 챙겨 드린다. 하루 하루 지나 어느새 주말, 또 일주일이 지나갔구나.

능곡 2020.07.11

일산호수공원

원래도 호수 공원 이었던 것 같은데 바뀐 명칭이 일산 호수 공원 이라고 한다. 공원까지 가는 길이 마치 숲속처럼 자전거를 타고 가면 거의 숲속 그늘이다. 도로변이지만 가로수 조성이 아주 잘 되어있다. 자전거로 호수 공원에 가서는 벤취에 앉아 쉬면 바람 숲이 또 시원하다. 좀 걸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걸으려면 상수리 나무 숲을 걸으면 좋다. 날마다 가도 날마다 새로운 꽃들로 날마다 새롭다. 호수 공원이 여기 이렇게 있고 날마다 다닐 수가 있어서 일산 생활이 견딜만하다. 오늘은 제주에서 올라온 오순옥에게 전화가 왔다. 더운데 누굴 만나기도 번거롭고 통화만 하자고 하였다. 그래도 잊지 않고 연락을 주니 마음이 고맙다. 제주에서 딱 1년을 살았는데 제주사람들 정이 남다르다. 언제 또 제주에서 살게 될런지. 여기를..

능곡 2020.07.09

살구

가로수가 살구 나무인 탓에 살구나무의 사계를 접하게 된다. 요즘 도로변에는 살구 열매가 지천이다. 아무도 줍지도 않고 챙기지를 않으니 여기 저기 살구는 상처를 앓고 있다. 살구철이 되고보니 그 언니 생각이 난다. 작년 언니의 부탁으로 살구씨를 줏어다 주었다. 병이 나을려고 온갖 좋은 것은 다 챙겨 먹더니만, 언니 이야기는 한동안 하지 않을 참이었다. 그러나 작년 살구씨를 언간히 챙기던 언니를 생각 않할수가 없다. 그렇게 쉽게 후딱 가버리다니. 4월 9일 이제 석달이 되어간다. 무탈하게 세월 보내는 것. 그것이 나의 명제이다.

능곡 2020.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