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

넘어지다

쉬리 2020. 6. 30. 21:56

 

엄마가 넘어지셨다.

엄마가 들어오시는 소리가 들렸는데

꽈다당~~~~

 

놀라서 뛰어나가니

엄마가 대문 앞에 거꾸로 넘어져 계신다.

 

대문 위로 계단이 6개 혹은 7개,

 

반 지하 부분이 계단으로 되어있어서

집은 1층이라도 계단이 좀 있다.

 

나도 힘이 딸려서 엄마를 들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나도 힘만 낑낑 써봤지

엄마는 한참을 넘어진 채로 계시다가

어찌 어찌 나의 도움을 받아가며

들어오셨다.

 

노인 넘어지면, 예삿 일이 아니다.

엄마는 당신이 마지막이라 생각하셨는지

그동안 마음에 두셨던 말씀을 주저리 주저리 하신다.

 

내게 잘못 했다는 이야기,

용서 하라는 이야기,

고생했고 고맙다는 이야기,

 

잘못했다는 말 뜻의 내용.

용서하라는 말 뜻의 내용.

 

나름 알아듣고 수긍한다.

 

토요일 저녁 였으니

어쩌지를 못하고,

119 불러서 병원 가자니까

절대 안가신다고 하신다.

 

결국 월요일에도 달래고 얼래서

병원을 모시고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고

영양주사도 맞고 오셨다.

 

받아온 약이 맞지 않아

어제는 토하고 힘들어 하시다가

오늘은 주사 기운에 힘이 나시나 보다.

 

하루 종일을 앉아서 마늘을 까신다.

보기만 해도 지겨운 일을

엄마는 그런 일들을 잘 하신다.

나물 다듬는 것등.

 

노인 넘어지면 예삿일이 아닐터인데

다행스럽다.

 

급자기 다쳐서 아픈것은

병원 가면 주사 기운에 금방 낫는 것을

나도 경험 해보았다.

 

나도 전에는 가끔 담이 걸리곤 하였다.

누구나 다 가끔씩

담이 걸리곤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련 했는데

 

아닌가 보다.

 

목사님, 사모님이 심방을 오셨기에

담 걸린 말을 하니

사모님은 그런 경험이 없으시댄다.

나이는 나와 비슷 한것 같은데,

 

내가 유난히 사람이 부실하다.

 

간당 간당,

 

하나님 꼭 붙들고 살라고 그렇게 하시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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