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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추석이 다가온다. 여기도 마치 가을 풀벌레 같은 소리가 들린다. 한국에 살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명절에 챙길 몇몇 곳이 있다. 여기 저기 다 생략하고, 큰 형님, 큰 시누이, 제주도 배장로댁, 정원 주택, 삼성 부동산, 최소한으로 줄였다. 여기 온지가 9달, 곧 일년도 지나겠지. 남편은 골프 모임을 갔다. 혼신을 다해 관리하던 회사. 그이가 다닐 적엔 참 희망이 많던 회사이다. 망할수 밖에 없도록 경영을 하고 있다는, 아니, 경영을 포기 하고 있다는, 그래서 회사는 문을 닫았다고 한다. 내일 남아있던 최소한의 인원이 출국한단다. 나로서도 회한에 잠기게 되는데 그이는 오죽할까? 그이가 자기 회사를 경영 했다면 큰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우리의 삶이 편안히 지나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in the Philippines 2023.09.21

Ivy

팜팡가를 간다고 주일 날 나갔다. 월요일에 돌아온다니 저녁 무렵에나 오련 했는데 오전 중에 들어왔다. 아들애를 데리고서, 그이가 한국 출발 할 때 비가 내려서 작은 우산을 주었다. 너무 작은데, 작은게 좋다해서 주었다. 그 우산은 내가 아끼는 우산이다. 아주 작고 아주 가벼워서 햇살 따가운 필리핀에서는 필수품이다. 그이가 한국을 다녀왔는데, 그 까만 우산이 없다. 달라고 몇번을 다그쳐도 분명 한국에서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찾아도 없어서 몰에가서 가볍고 작은 우산을 2개 샀다. 그런데 아이비가 집에 왔는데 없었던 그 우산이 있는 것이다. 이제 막 쓰고 들어온 우산이 빨래 걸이에 놓여있다. 가시나, 가져갔었구나, 14살 된 아들은 같이 살겠다고 데리고 온 것이다. 그이가 나서서 그건 안된다고 단호히 말을 ..

in the Philippines 2023.09.19

깔라따깐

그저께 깔라따깐을 다녀왔다. 골프를 친건 아니지만 모임이 골프장이었다. 마따뿡까이 해변, 모임의 마무리는 저녁 식사, 바닷가 썬쎗, 좀 부족한 듯 음식은 그랬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 좋았다. 어제는 모처럼 골프를 했다. 모처럼이라지만 두어달 이나 되었나. 연습도 없고, 그러면서 그만큼 치면 뭐, 제법 거리도 나고, 덕분에 팔이 얼얼하고 뿐인가, 아픈 건 아닌데 꼼짝도 하기가 싫다. 교회 다녀와서는 오후 내내 침대에서만 있었다. 잠시 잠도 잤지 싶다. 아이비가 없으니 저녁을 준비해야 겠다. 아이비가 있어서 좋은 데 없으면 없는대로도 좋다. 잠깐만, 내일 오겠지. 와야만 한다. 편안하려면,

in the Philippines 202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