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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시

연말이다. 쇼핑가엔 캐롤이 시끌할 것이다. 한동안 차도 없었지만 연말엔 외출을 하지 않는게 상책이다. 한국이 춥고 눈 오고 한다더니 여기도 춥다. 라라가 안스럽다. 여기 온지 아직 1년이 안되었는데 벌써 새끼를 3배나 낳았다. 처음 새끼를 낳을 때는 지붕 위에 어딘가에 낳는 것 같은데 좀 크면 데리고 내려온다. 그 중 한마리는 여전히 지붕위에 어딘가 구멍 속에서 냐옹 냐옹 엄청 시끄럽게 구는데 데리고 오지를 않는다. 사다리를 갖다 놓고 올라가서 겨우 꺼내왔는데 그 놈이 엄청 시끄럽다. 더구나 새끼들이 차 엔진 속에 들어가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 가드들이 새끼 세마리 중 두 마리를 담 넘어 던져놓았다. 또 한마리, 시끄러운 녀석도 담 넘어 던져놓았다. 어미가 새끼들을 찾을 거라고 여겼는데 어미도 새끼들을 ..

in the Philippines 2023.12.23

구야바노

구야바노, 한동안 많이 먹었던 과일이다. 어제 아침 산책을 하는데 한 필리피노가 다가온다. 뭔가 짐을 어깨에 메고서, 지나가련 싶어 길을 터 주었는데 우리에게로 오더니 어깨에서 짐을 내려놓는데 겉옷으로 싼 것 안에는 구야바노가 약 7개쯤 있었다. 우리에게 사라는 것이다. 백페소를 주고 2개를 집었는데 계속해서 사기를 권한다. 아이고, 어쩌나, 요즘은 년말이라 그런지 마트를 가도 수건을 사라며 끈질기게 따라 다닌다.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구걸하는 어린 소녀들도 많다. 왠만하면 외면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한번 받아간 애가 또 다시 다가온다. 그러면 웃으며 거절을 한다. 결국 구야바노를 다 샀다. 이백 페소를 주었다. 마침 빌리지 사람을 만났다. 친척들이 한국에서 손님으로 온 분들이다. 사 놓은 구야바노..

in the Philippines 2023.12.22

맑고, 고요,

아침, 움직임 소리에 귀 기울인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혹시, 늘 엄마의 움직임에 마음이 간다. 90세, 걷지를 못하시고, 치매 증상으로 대화 다운 대화도 안되고, 혼자 힘으로 해결 되지 않는 삶, 엄마 본인에게도 치욕스럽지 않을까? 치매 증상이기에 수치심도 없는 걸까? 엄마는 내 인생의 숙제다. 좋은 마음으로 착한 마음으로 맑고 고요하고 깊은 침묵 속에 묵상하며 하루 하루 내 인생을 살아내는 것,

in the Philippines 202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