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 12

홍매화

봄, 어느 무렵 홍매화가 피는 때에 누군가는 그 순간을 맞으러 여행을 떠난다. 홍매화 피는 산중 산사에, 사진은 그 누구의 순간을 함께 나눔이다. 현실의 순간과는 동떨어졌지만 그렇지만 상상력으로 사진 속의 그 때를 느낀다. 고맙다. 태풍이라고 하면서 비는 지지부진, 오히려 날씨만 더 후덕지근하다. 부칼의 협력교회 땅을 너희들이 마련하면 건물을 지어주겠노라고 제안을 하였는데 땅도 사달라고 한다고 어제 목사님이 부지 보러 가시다가 비가 너무나 퍼부어서 되돌아오셨다고 한다. 여기는 쬐꼼 오다 말았는데 엄마는 어제는 죽을 것처럼 힘들어하면서 우리들도 힘들게 하더니 오늘은 또 말짱하시다. 인간의 죽음은 오로지 신의 손에 달린것, 그 때가 언제일지, 어제 같아서는 엄마 돌아가시면 우리도 한국 가서 몇 달 지내다 오..

in the Philippines 2023.05.31

Mother in law

어머니 돌아가신지 거진 십년이 되어가나보다. 돌아가시기 전 십년쯤은 내가 모시고 살았다. 처음부터 어머니는 이쁘지가 않았다. 단 한번도 좋아지지가 않았다. 그저 의무만 있을 뿐, 막내 며느리로서 위로 형님이 두분이나 계셨지만, 먼저 둘째 아들이 돌아가시고 큰 아들마저 돌아가시니, 시부모님은 내 차지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되었다. 시아버님은 몇년 안 모시고 돌아가시고, 시어머니는 십년을 같이 살면서 참 어지간히도 사람을 힘들게 하셨다. 결혼 처음부터도 좋아할수가 없었는데 같이 살면서도 마찬가지, 돌아가신지 십년이 되는 지금 까지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이즈음쯤 와서는 좀 잘해드릴걸,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 마음이 들다보니 지금 엄마와 함께 살면서 나중 후회 하는 마음이 들지 않으..

in the Philippines 2023.05.28

A Lizard

열대 지방이니 그러련 하기는 하지만, 흰개미, 아나이 라고 하던가, 자꾸만 떨어지는 나무 가루, 싫다.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숨어 있는 리잘드, 그것들이 있다는 것은 여기 저기 보이는 똥이다. 가끔 벽에 붙어 있는 것을 보면 파리채로 잡기도 한다. 여기가 한국인가 어딘가. 한국의 여름 매미 소리가 요즘 한창이다. 밖은 온통 초록, 지금 즈음이 가장 덥다는데 선풍기 틀어놓으면 지낼만 하다. 이번에 들어오면서 여기 저기 수리하면서 달려있던 에어컨은 떼어냈다. 실외기 속에 개미집이 들어있었다. 팬데미 기간동안 세워놓아서 였을까? 차는 휠터를 쥐가 다 갉아 먹고 나무로 만든 찬장등, 가구등을 다 떼어내고 싶다. 흰개미에서 벗어나고 싶다.

in the Philippines 2023.05.28

칵테일

목사님은 따님만 둘, 우리랑 똑같다. 40이 넘었다고 들었는데 아직 미혼이다. 수간호원 이라는데 지난 주에 들어와서 어르신들 영양제를 놔드리는 봉사를 하고 돌아갔다. ㅎㅎㅎ 나도 어르신에 속하여서, 영양제를 맞았다. 특별히 우리 교인들은 토요일에 한번, 주일 예배 후 또 한번, 그이는 맞지 않았는데 나까지 못 맞게 하면 어쩌나 싶어. 처음부터 강경하게 나도 맞겠노라고 다짐을 해두었다. 확실히 몸이 가볍다. 일명 칵테일 주사, 감초 주사. 인터넷 검색해보니 가격은 오만원 정도인것 같고, 만성 피로에 좋다고 나온다. 엄마도 두번의 영양제를 맞으시고는 컨디션이 좋으신가보다. 흥얼 흥얼 노래까지 부르신다. 허사가, 건강관리 없이 주사에만 의존하면 중독이 될 것 같다.

in the Philippines 2023.05.23

작약

한국에 벌써 작약이 피었나보다.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그 모란이 작약이던가. 오늘 장날, 주일, 화, 목, 화, 목요일엔 어물전을 가봐도 생선이 신통치가 않다. 주일날 장이 가장 풍성한줄은 알지만, 주일날, 될수 있으면 돈을 쓰지 않으려는 생각인데, 오늘은 될수 있지가 않은 날이다. 갈치를 사려고 한다. 여기서는 생선을 생물로 살수 있기 때문에 맛있다. 일단 냉동을 하면,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그 맛이 안난다. 생선을 사다가 손질해서 소금을 뿌려 놓았다가 자글 지녀 놓으면 좋다.

in the Philippines 2023.05.21

Faith

시작의 기억이 없이 교회 생활은 삶의 일부분으로 살았다. 늘, 부족한 믿음에 대한 죄의식이 잠재된 채로 살아왔었다. 왜, 나는 믿음이 부족한걸까? 뜨겁지 못하고, 간절하지 못하고, 그러다 어느 때는 문득, 정말 하나님을 계시는 것일까? 의심이 들더라도 나는 믿음 안에 사는 것이 학습되어져 있어서 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실행 할수 없는 인생의 과제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계심을 깊이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 하는 것, 내가 행동 하는 것, 그 모든 것들을 통해서 내 삶에 누려지는 감사한 삶. 그것에 감사한다.

in the Philippines 2023.05.18

Donation

지난 어버이날이었다. 목사님이 나스구브인지 산티아고, 현지인 교회를 돌보는데 예배 처소를 마련하기 위해 그들이 땅을 마련하면 건물을 지어주겠다고 하셨댄다. 그런데 그들이 땅을 먼저 사달라고 한 모양이다. 땅을 보러 가신다고 하셨다. 150 스퀘어미터, 약 천만원쯤 된댄다. 교회 행사가 있으면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이어서 백만원을 보내드리며 동참 하겠다고 하였다. 오늘 보고를 하시는데 250 스퀘어 땅이 적당 한것 같다고 하신다. 3천페소를 말하는데 2천페소를 말씀하시고 오셨단다. 암튼 참여하고서 마음이 좋다. 그 날이 어버이 날이었다.

in the Philippines 2023.05.14

The cat

한국에서는 필리핀에 가면 강아지를 키우려고 했었다. 여기를 오니까, 별로 개를 키울 생각이 없어지고, 아떼도 없는데 개를 키우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겠는가를, 빌리지 안에 돌아다니는 고양이들, 생선 찌꺼기를 끓여 밥을 주기 시작 했다. 유난히 친화적인 노란 고양이가 사람을 엄청 따른다. 귀염 떠는 그 맛에 고양이 집사 노릇을 하는 모양이다. 아직도 새끼 고양이 같았건만, 임신을 한 상태 인걸 알았다. 새끼를 낳았겠는데 어디다 몇 마리나 낳았는지 도무지 모르겠더니 시간 지나니 우리집 지붕 위에 새끼들을 낳은 걸 알수 있었다. 어느 정도 새끼들이 크니까 지상으로 새끼들을 대동하고 나타났는데 4마리 였다. 그 중 한마리는 어디로 간건지, 없다. 어미와 새끼 3마리, 요즘 한창 크느라 그러는지 엄청 밥을 먹는..

in the Philippines 2023.05.07

My Mother

5월이다. 어버이날이 있고, 그 전에 어린이 날이, 스승의 날도 있지. 스승의 날은 시내가 결혼 한 날, 어버이날 행사로 마닐라에서 노인들을 소집하나보다. 나에게도 엄마 모시고 가겠느냐고 제의가 들어왔다. 오우 노우, 엄마가 그렇게 갈 체력이 되지 못하시다. 나보다 나를 더 염려해주는 엄마라고 믿고 살았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였다. 기도가 잘 안될 때, 엄마가 기도 해주실거라고 믿고 그것이 힘이 되었다. 엄마의 배신, 내가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고, 얼마 후, 나의 재산을 빼앗아 제현이에게 주려는 악의 적인 계획, 그 말도 되지 않는 억지에 맞서서 많이 싸웠다. 그 일을 계기로 나중에는 오기가 나서 내가 양보했던 나의 몫을 오롯이 되찾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엄마에 대한 짜증어린 말투..

in the Philippines 202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