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Philippines

시월애

쉬리 2023. 10. 17. 17:50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날씨가 그닥 덥지 않다.

한국엔 가을이 깊어갈 터인데

여긴 그날 그날 전달이나 다음 달이나

계절 변화가 없다.

늘 푸른 초록,

오래 되다보면 그도 지겨운 느낌이 든다.

 

한국에 가고 싶다.

실상 가보면 또 그렇고 그럴 것,

 

한국에서 여기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여자들의 천국이라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떼들의 도움이

여자들을 가사 노동에서 헤어나게 하니까.

 

요즘 김치나 했을까,

반찬 만드는 일에 좀 소홀 했더니만,

반찬 투정 안하는 사람인데도,

 

함께 장에가서 각자 과일을 사고

채소를 사고 했다.

그인 바나나를 사겠다고 했고,

 

나는 고추와 양배추, 

케일이 몸속 노폐물 청소해준다는 말에 케일,

미나리과에 속하는 깡꽁을 샀다.

 

짐을 옮기며 무심히 보았다.

그이가 가지를 샀고,

깡꽁도 샀다는 것이다.

나도 샀는데,

 

변변찮은 반찬이 싫었던가 보다.

가지 볶음을 아이비에게 가르치라고 한다.

 

싫다고 했다.

아이비에게 무얼 하라고 말하기가 싫다.

 

청소도 잘하고 빨래도 잘하고,

무엇보다 엄마를 케어해주니까,

더 바랄게 없다.

 

아이비에게 하라고 한다고 해서

맛을 내겠는가,

 

달걀을 올가닉으로 한판씩 사다 놓으니

늘 계란 후라이만 한다.

 

이사장네 아떼에게 아이비에게 에그롤을 좀 가르쳐 주라고 했는데

언제쯤이나 가르쳐 줄려는지,

 

그이가 사온 가지를 볶고,

깡꽁도 아도보 스타일로 졸여 놓았다.

 

그이는 전혀 반찬 투정 안할 줄 알았더니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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