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Philippines

산밤

쉬리 2023. 10. 7. 15:49

 

로뎀 카톡에 

맛있는 산밤이 들어온다고 떳다.

 

2키로를 주문하고

아침에 가보니

알이 너무 작다.

 

1키로 정도만 담았다.

맛은 있다.

하지만 까는 일이 너무 번거롭다.

 

아이비는 밤을 까서

할머니도 드리고 너도 먹으라고 하니,

어깨를 으쓱한다.

 

그건 안 먹겠다는 제스츄어이다.

하지만 맛을 보더니 연신 먹는다.

 

나는 생률을 좋아한다.

한국 재래 시장에 가면

휘리릭 밤 깎는 기계가 있다.

가격도 그닥 비싸지 않아서

사먹기 좋다.

 

밤 사러 갔다가

배추도 사와서

김치를 담궜다.

 

두집 나눠 줄 김치를 담고,

그이가 심어 놓았던

열무를 섞었더니 양이 제법 된다.

 

3포기, 우리 먹을 적당량이다.

나눠줄 김치로 1포기 더,

 

그 정도면 맛 없기 전까지 먹을 수가 있다.

십년을 살다 간 곳이라

여기가 한국이 아니다는

낯선 느낌이 없다.

 

앞으로 우리가 주로 살 곳은 이곳일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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