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

또...

쉬리 2018. 1. 2. 19:58




지금 내가 사는 곳, 능곡

어려서는 서울에서 살았고

결혼 하고는 경상북도 구미에서 근 25년을 살았고,


남편의 퇴직 후 잠시 대전에 머물다가

필리핀에서 12년,


제주에서 1년,


겨울이 춥다고는 알았지만

정말 춥습니다.


제주에서는 내복을 새벽기도 나갈 때나 입었는데

여기서는 내복을 벗을 수가 없고,

겹겹이 옷을 껴입습니다.


그래도 사람 사는것은 살기 마련이어서

지낼만 합니다.


남편이 유난히 추위를 타서

필리핀에 가서 겨울을 지내고 오라고 하는데,


두 여자를 놔두고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나봅니다.


가라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있어 주는것이 고맙습니다.


엄마 돌아가시면

당장에 필리핀으로 갈것 처럼 말을 하는데,


글쎄요.

저는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안듭니다.

한국에 있는 이것 저것

정리가 되면 모를까.


사람도 늙고, 집도 낡아서

세월이 가니 사람만 문제가 생기는게 아니라

집도 자꾸만 문제가 생깁니다.


더구나 경제가 바닥이다보니,

세 놓은 집이 올해 들어서는

빈집이 많고

문제들도 많습니다.

곰팡이 문제, 누수 문제,


요즘은 또 토당리 농사 짓는 사람을

내보내려 통보를 하였는데

동네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주 평이 불량합니다.

지어놓은 하우스와 창고를

3700만원을 요구 합니다.

우리에겐 전혀 용도가 없는 지상물입니다.


당장 땅을 회수해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가

시기 적절치 않고

우리가 농사를 할수도 없고,

그 사람과의 밀고 당기기

참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게다가 주일날 새벽엔

필리핀 세입자가 수도관이 터져서

집을 옮기겠다느니,


당장 들어가려니 연말인지라

비행기 티켓이 없습니다.

대한 항공에 없지는 않았지만

가격이 비쌌는데,


마침 우리집을 짓던 벤지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꼰데 프러브럼,


'꼰데'란 필리핀 말로 '작은'

벤지는 아주 성실한 필리피노입니다.


우리가 필리핀 사는 동안의 우리와 함께 지냈던,

'애마' 가 아직도 우리 빌리지에 삽니다.


그이의 후배인 이사장 집 일을 봐주고 있습니다.

애마가 연락을 했고 벤지가 달려와 주어

수도관 연결을 수리했나 봅니다.


저녁을 먹고

쌀가루 말리는 것을 뒤적이고 있는데

"이거 세네"


"아,,또 뭐가 세?"


부탁 한것도 아닌데 설것이를 해주던 남편이 하는 말에

또 뭔 수도가 세나 했습니다.


사용하던 비닐 장갑이 샌다는 말이었습니다.

요즘 여기 저기 생겨나는 문제들.

아주 노이로제가 되어져 있는데


생각을 뒤집으면

감사할수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 입니다.


지경을 넓혀 주신 은혜인 것을,


살아 간다는 것은 늘 문제 속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이런 저런 문제들,


풀어나갈 문제들 인것이지요.


2018년,

우선은 딸애의 순산을 바라고

삶의 주변이 평안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건강을 기원 합니다.


신앙이 깊어지는 한해,

기도가 깊어지는 한해가 되길 바래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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