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장날, 12일 토요일
정월 대보름을 앞둔 장이라
각종 나물과 잡곡들,
보름을 챙길 마음이 아니어서
보름 장을 보진 않았다.
어제 치과를 나녀오며
내일이 대보름인데
찰밥을 하자싶어
찹쌀과 잡곡들을 사려니
풍성했던 장날과 달리
팥 같은 건 아예 없고
썰렁하기 그지없다.
찹쌀과 좁쌀, 수수
집에 콩은 여러종류가 있다.
완두, 붉은 콩, 서리태
팥이 있어야 붉은 빛이 돌텐데
팥이 없으니 흑미를 좀 섞는다.
작년 냉장고에 빌빌 돌아다니던 가지를
썰어서 건조기에 말려두었었다.
중국산이긴 하지만
도라지도 있고,
새파란 빛이 좋은 봄동도 있다.
유튜브를 안 보았으면
찹쌀을 불렸을 터인데
어느 유튜브를 보니
찹쌀을 불리지 말고 해야 질척하지 않다하여
그냥 했더니 어제밤엔 찹밥이 너무 꼬들했다.
물을 좀 더 붓고 재가열을 눌러놓았다가
아침에 먹으니 딱 좋다.
매일 먹는 현미밥도 이미 오곡이 넘을 것이다.
현미쌀, 현미 찹쌀, 보리, 귀리, 콩, 흑미 등등
밤에는 밖에 안나가니 못보지만
새벽 기도 가며 하늘에 둥실한 달이
보름달이다.
오늘 밤이 더 둥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