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은행의 금리 수치에 밝으시다.
그래서 자주 다니시는 곳이 신협이다.
신협은 재미있는 것이
일년에 한번씩 총회를 개최하는데
무언가 하나씩 선물을 나눠주고
추첨을 통해서 경품을 주는데
그 맛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또 신기하게도 엄마는 당첨이 잘되어서
티비, 가스렌지, 세탁기 등
여러번 당첨이 되어서
사람들이 저 할머니 또 당첨 되었다고
이야기 할 정도이다.
작년엔 코로나로 총회 행사를 간단히 하고
선물도 마스크를 한박스씩 주었다.
덕분에 여기 저기서 받은 마스크는 엄청 많다.
이 마스크가 써보니 요즘 같은 겨울엔
방한이 되어 은근 요긴하기도 하다.
오늘이 바로 신협의 총회 날이다.
안내문은 한 웅큼이 왔다.
엄마, 나, 남편, 동생, 동생 가족들,
조카 신원이는 재 작년 미성년에서 성년이 되었는데
신협에 투자금인지 뭔 회원이 되면
이자에 비과세 혜택이 있고
그래서 신원이가 성년이 되자 마자
엄마는 엄마의 예금이 만기가 되면
신원이에게로 예금을 돌린다.
엄마는 그 총회를 어찌나 챙기시는지
필리핀에 와 계실 당시에도
총회 참석하러 한국에 나올 정도 시다.
그런 그 총회에 오늘 엄마는 참석을 못하셨다.
코로나 백신 미 접종자는 참석이 안된다는 것이다.
엄마는 못가신다는 말씀을 드리자
말씀은 안가지머,
하시지만
표정은 못내 서운함을 못 감춘다.
안내장이 많으니 이것들 가지고 가서
상품 하나 받아오라고 하신다.
신분증 가지고 사람이 직접 가야만 준다고 하고
우리가 다녀왔다.
사람이 우르르 몰리니 줄이 몇 겹으로
길어졌고
백신 큐알코드를 꺼내라는 안내를 한다.
알고보니 어렵지도 않은데
큐알코드를 모르는 대부분의 노인들,
우리도 그에 속한다. 하하
누군가가 플라스틱 쪼가리 준다고
이 난리냐고 하며 받아가지도 않는다고
투덜거렸지만,
화정역 부근에는 신협 선물을 들고
다니는 노인들이 모습으로 붐볐다.